전기차를 사기 전에 충전에 대한 계획은 있어야 합니다. 충전소 위치만큼 중요한 것은 ‘충전규격’입니다. 충전 인프라와 충전 속도에 묻혀 충전규격을 확인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기차들이 모두 같은 규격, 같은 충전기를 사용할 것 같지만 실제는 제조사들의 기술, 하드웨어성능의 차이로 인해 충전기 규격이 다릅니다.
따라서 내가 거주하는 지역과 직장에 충전소를 확인함과 동시에 어떤 규격의 충전기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그게 맞지 않아 먼거리에서 충전을 해야 한다면 차를 이용하는 편의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와 달리 충전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충전을 걸어둔 뒤 완전히 충전되면 다른차가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차를 이동해야 하는데, 거리가 멀다면 충전소 근처에서 기다리거나 먼거리를 다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 충전기가 어떤 것이 있는지 미리 조사를 해야 나에게 맞는 차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급속충전DC, 완속충전 AC
내연기관의 주유시간은 3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기차의 충전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급속충전이 유리할 것 같지만 제조사들은 한 달에 1~2회 정도 완속충전을 하라고 권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모두 고전압 ‘리튬이온배터리’로 실제로 충전되는 전류는 직류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전류는 직류가 아닌 ‘교류’를 사용합니다. - 이것은 발전소에서 각 지역으로 전기를 전송하기가 좋습니다. - 그래서 자동차들은 교류방식도 충전을 할 수 있도록 OBC(on-Board Charger)라고 하는 전류 변환 장치를 탑재합니다. 하지만 자동차에 탑재하려면 크기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현재 제조사들의 기술력으로는 OBC의 충전속도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7kw의 OBC로 충전을 할 때 0%에서 100% 충전까지는 8~12시간 정도 걸립니다. OBC를 거쳐서 충전하는 방식을 우리는 완속충전(AC)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충전기 내부에서 직류로 변환하면 어떨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급속충전기가 바로 이것입니다. OBC를 거치지 않고 바로 충전할 수 있으므로 충전시간이 30분 내외로 줄어듭니다. 많은 전기차가 직류 400~700v 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용량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직류를 이용한 충전시간은 앞으로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런데 직류로 급속충전하는 것은 단점이 있습니다. 배터리를 이루고 있는 셀에 전류가 골고루 들어가지 않습니다. 셀의 충전격차가 커질 수록 배터리 수명이 줄게 됩니다. 완속충전은 속도가 느린 만큼 배터리 셀을 골고루 충전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 달에 1~2번 정도는 완속충전을 해야 배터리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내 차에 맞는 포트는?
제조사별로 내연기관 차의 엔진이나 미션 세팅 등 기술력이 다른 것 처럼 전기차를 만드는 기술도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충전 규격도 다릅니다. 충전방식을 먼저 정하지 않고 차량이 개발해서 여러개의 충전 포트가 생겼습니다. 현재 급속 충전은 표준이 정해졌으나 여전히 표준을 지킬 의무가 없고 각 나라마다 기준이 달라 여러개 포트가 있습니다.
완속충전포트 5핀, 7핀
완속충전은 2개의 표준이 있습니다. 5개 핀으로 구성된 5핀(SAE J1772 또는 IEC Type1) 포트와 7개의 핀으로 구성된 포트(IEC 62196 또는 IEC type 2) 입니다.
5핀포트(Type1)는 220V단상만 입력이 가능합니다만 Type2는 380V 3상까지 가능하여 더 높은 전류로 충전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포트를 사용하는 전류가 교류이므로 AC로 표기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완속충전포트는 type1은 AC단상 5핀, Type2는 AC 3상 7핀 이라 합니다.
AC 3상 7핀은 교류를 사용하지만 완속과 급속 모두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포트를 사용하는 급속충전은 우리나라에 많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르노 삼성자동차만 사용하고 있는데 국내 보급률이 너무 저조하기 때문에 충전기도 찾기 어렵습니다.
AC단상 5핀은 국내의 현대 기아차를 비롯한 BMW, GM, 르노삼성 등 많은 차량이 사용하는 규격입니다. 가장 충전소가 많고 보급이 잘 되어 있습니다. 이 규격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의 표준 규격이기도 합니다.
급속충전포트 DC차데모 10핀, DC콤보
DC차데모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유럽 모두가 공통으로 쓰는 규격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모든 차량이 전부 쓰는 것은 아닙니다. 레이, 쏘울, 블루온이 차데모를 사용하고 있으며 주로 일본 차량이 탑재하고 있습니다.
DC콤보는 타입1, 타입2 규격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타입1을 급속충전 표준규격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세우고 있는 충전소 대부분은 DC콤보 타입1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DC콤보는 완속충전, 급속충전 양쪽을 지원하는 규격입니다. 타입2는 유럽에서 표준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렇게 지역별로 표준이 다른 이유는 AC규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AC타입1을 표준으로 쓰는 한국과 미국은 AC가 5핀인 DC콤보 타입1이 완속충전기 규격과 잘 맞고 AC타입2를 쓴 유럽에는 7핀인 DC콤보 타입2가 잘 맞습니다.
DC콤보는 위에는 완속충전포트 아래는 급속충전포트가 붙어 있습니다.
테슬라 전용포트(슈퍼차저)
테슬라의 초기 모델은 국내에서 AC type2 (7핀)포트를 같이 사용했으나 현재는 자체 충전 규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테슬라차량은 일반충전소에서 충전이 불가능하며 테슬라 충전소에서만 충전이 가능합니다. 테슬라의 충전소는 테슬라 홈페이지(tesla.com) 에서 확인이 가능하므로 집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의사항!
충전포트는 모양만 다른 것이 아니라 충전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충전포트로 전환하는 변환기(트랜스)구입을 염두하는 사람은 반드시 안전성과 품질, 보증을 꼼꼼하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품을 개발하는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전기차 충전포트 변환기는 아직 개발이 덜 되었습니다. 자칫 품질이 좋지 않은 변환기를 이용하다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이것을 구입하려는 분들은 꼼꼼하게 점검하시길 바랍니다.
과금형 이동형 충전기
220v 콘센트를 이용하여 충전을 할 수 있을 때는 과금형 이동형 충전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건물 주차장에 있는 220V 콘센트는 공용전기이므로 전기요금을 개인지 지불할 수 없습니다. 과금형 이동형 충전기를 연결하면 사용한 만큼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되므로 충전의 편의성이 더욱 커집니다. 아파트나 큰 건물 주차장엔 220v 콘센트가 설치 된 곳이 많으므로 충전기 확보가 안되었을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충전기에 비해 충전시간이 2배 이상 걸리는 것은 큰 단점입니다(평균 30시간 내외) 충전효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충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상 훨씬 이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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